'인피니트'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칼군무'다. 2010년 '다시 돌아와'를 비롯 '내꺼하자','BTD' 등에서 7멤버가 자로 잰 듯 반듯한 안무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특히'BTD' 속 '전갈춤'(한 쪽 다리를 들고 누웠다 반동으로 일어나는 동작)은 아이돌 칼군무의 넘사벽으로 통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칼군무를 버렸다. 신곡 '데스티니'(Destiny)에선 7명이 칼처럼 안무를 맞추는 모습은 거의 찾아 볼 수 없다. 눈에 띄는 안무가 있지만 그렇다고 포인트 춤은 아니다. '군무'보다 '감정'에 충실한 안무, 반전이자 변화다.   

"칼군무 멋있죠. 눈에 띄고요. 하지만 각이 살면 감정이 죽어요. 인피니트가 활동 시작한 지 벌써 4년째에요. 무대에서 멤버 각자가 멋을 표현할 줄 아는 수준이 됐죠. 이제 비로소 감정적인 면을 살릴 수 있겠다 싶었어요. 그 만큼 발전했다는 의미죠." (ADDM 김동민 단장) 

데뷔부터 지금까지, 인피니트의 안무를 전담한 '울림엔터테인먼트' 김동민 단장(ADDM)을 만났다. '데스티니' 퍼포먼스의 특징과 변화, 포인트를 짚어봤다. 보너스로, 원포인트 레슨도 받았다. '데스티니' 안무의 '팁'이다.  

 

◆ "그들은 왜 칼군무를 버렸나?"

칼군무는 인피니트를 대표하는 수식어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번 컴백에는 없다. 왜 일까. 김동민 단장의 대답은 명쾌했다. 멤버들의 춤 실력이 발전했다는 것. 아이러니했지만, 이제 멤버 각각의 필에 의지해도 된다는 의미였다. 

"칼군무 역시 쉽지 않습니다. 팔각도까지 맞춰야하니까요. 인피니트도 정말 힘들게 연습했었죠. 그런데 춤을 잘추는 것과 칼군무를 잘 소화하는 건 다른 의미에요. 칼군무는 연습하면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감정과 표현력은 배운다고 되는 게 아니거든요."
 
그렇다고 볼거리가 없는 건 아니다. 칼군무를 버리니 퍼포먼스의 완성도는 오히려 높아졌다. 한 부분에 포인트를 주지 않고, 전체적으로 균형감 있게 구성했다. 즉, 무대를 보는 사람의 취향과 느낌에 따라 안무 포인트가 달라지는 셈이다. 

"춤은 감정 표현이 정말 중요해요. 그게 바로 멋이거든요. 이번 안무가 그래요. 일관된 포인트가 없어요. 어떤 멤버는 손 동작이 포인트고, 다른 멤버는 후렴 안무가 포인트겠죠. 안무를 짜되, 그 표현은 인피니트 멤버 각자가 다르게 표현하도록 했습니다."

 

◆ "엘, 눈가리기 동작은 어떤 의미?" 

'데스티니'의 안무 포인트는 '감정'이었다. 애절한 노래에 맞춰 각자의 감정을 안무로 표현한다. 물론 극대화를 위한 맞춤 동작도 있다. 예를 들어 노래 시작과 후렴 부분, 손바닥으로 얼굴의 반을 가리는 안무와 손을 뻗었다 끌어당기는 동작이다. 

"도입부에 엘이 손으로 얼굴의 반을 가려요. 단순히 얼굴을 가리는 춤이 아니에요. '데스티니'가 떠나간 여자를 잡는 내용의 가사에요. 눈물을 닦는 모습을 연상케하고 싶었어요. 또, 성규와 동우가 손을 뻗었다 당기는 건 떠난 여자를 잡는 애절함을 담은 춤이고요." 

게다가 유독 손을 쓰는 안무가 많다. 손을 뻗거나, 흔들고 혹은 펼친다. 시작부터 끝까지 손을 중심으로 한 안무 동작이 연이어 등장한다. 발보다 손에 집중한 까닭은 무엇일까. 이 역시 감정 표현을 위한 장치였다. 카메라 동선을 적극적으로 이용했다고.  

"방송으로 무대를 보시는 분이 많아요. 대부분의 카메라는 상반신 클로즈업 샷을 많이 담죠. 그걸 염두해 손동작을 많이 사용했어요. 발스텝 같은 경우 화면에 잡히기 힘들거든요. 손을 어떻게 움직이고, 흔드느냐에 따라 노래 가사와 음악 표현이 달라져요."
 

 

◆ "역동적인 몸짓, 피나는 연습결과" 

칼군무는 사라졌지만, 분명 수준 이상의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역동성'이다. 애절한 표정, 깊어진 감정, 강력한 파워로 퍼포먼스 '甲'임을 인증했다. 쉽지는 않았다. 멤버 우현이 "서른이 되도 이렇게 출 수 있을까"라고 농을 칠 정도다. 

"인피니트가 다른 그룹보다 나은 점요? 역동성이죠. 어깨를 움직이더라도, 더 강하게 움직이죠. 사실 보는 사람 입장에선 어려운데, 막상 추면 생각보다 쉬운 동작들이 있거든요. 그게 바로 표현의 차이에요. 그런 점이 바로 인피니트만이 가지고 있는 역동성이죠. "

쉽게 얻은 결과물은 아니다. 인피니트는 '데스티니' 안무를 위해 약 2달간 연습에 매진했다. 데뷔곡 '다시 돌아와'를 제외하면 가장 긴 연습기간이다. 개인 스케줄이 바쁜 멤버는 새벽 연습으로 진도를 따라 잡았다. 

"1위를 하면 나태해지는 경우가 많아요. 사람이란 게 그렇잖아요. 그런데 인피니트는 단 한 번도 그러지 않았죠. 아직도 연습할 땐 정말 집중해서 강하게 해요. 멤버들이 안무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기도 하죠. 그게 오늘날 인피니트 퍼포먼스가 있게 한 힘이 된 것 같아요." 
 
◆ How to Dance!
 

 

☞ 포인트 춤은 없다. 하지만 눈에 띄는 안무는 있다. 일명 '독수리춤'. 새를 연상시키는 안무로, 팬들이 붙인 이름이다. 그 중 '독수리춤'의 포인트 4가지 동작을 짚었다. 

① 날개펴기 : 왼발을 앞에 놓고, 그 뒤에 오른발을 놓는다 → 무릎을 살짝 굽힌 뒤 허리와 고개를 숙인다 → 어깨 높으로 손을 들고 양 옆으로 팔을 쭉 뻗으면 완성이다. 
 
tip. 살짝 든 뒷꿈치. 그래야 다리 라인이 산다. 무릎을 바깥 쪽으로 잘 빼야  라인이 좋다. 
 
② 바닥앉기 : 앉은 자세에서 오른쪽 무릎을 꿇어 바닥에 댄다 → 왼쪽 무릎은 세우고 발바닥을 땅에 붙인다 → 허리와 고개를 숙인다 → 양손바닥을 편 후 바닥에 내려 놓는다. 
 
tip. 손바닥 안쪽이 무대 바닥과 완전히 밀착 되게 붙인다. 많이 닿을 수록 임팩트가 강하다. 

③ 어깨올리기 : 오른발을 앞에 왼발을 뒤에 둔다 → 양 손을 허리 옆으로 들고 손바닥을 편다 → 왼쪽 어깨를 올린다 → 중심을 왼쪽 어깨에 맞춘 뒤 이에 맞춰 왼쪽 무릎을 굽힌다. 
 
tip. 다리 위치가 중요하다. 왼발과 오른발을 어깨 넓이로 벌린 뒤, 왼 다리를 뒤로 빼준다. 사선으로 위치하게 된 다리 덕분에 상체부터 하체까지 몸 전체 라인이 돋보인다. 
 
④ 뒷날개펴기 : 왼쪽 방향으로 선다 → 허리를 90도 이상 숙인다 → 고개도 같이 숙인다 → 두 팔은 손바닥이 하늘을 보게 한 상태에서 뒤로 쭉편다 → 왼쪽 무릎을 살짝 굽힌다. 

tip. 손가락 끝에 주목하라. 최대한 곧게 펴야 더 동작이 커 보인다. 허리를 굽히고 일어나는 동작에서 웨이브를 살짝 넣어주면 더 스타일리쉬하게 완성된다. 
 
글=나지연기자(Dispatch) 
사진=송효진기자(Dispatch), 울림엔터테인먼트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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