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이니'와 '인피니트'. 언뜻 보면 낯선 조합이다. 아이돌이라는 공통점은 있지만, 두 그룹이 추구하는 음악색은 확연히 다르다. '샤이니'가 유니크 하다면, '인피니트'는 강렬한 느낌이다. 그 속에서 색다른 유닛이 탄생했다. 바로 키와 우현이 의기투합한 그룹 '투하트'다.

키와 우현, 우현과 키는 1991년 동갑내기 절친이다. 내친김에 유닛까지 결성했다. '투하트'는 두 개의 심장이라는 뜻이다. 두 사람의 음악적 감성과 진실을 팬들에게 전달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단발성 프로젝트 그룹이 아닌 지속적 활동을 위해 지은 팀명이다.

 

 

 

두 사람이 함께 선보이는 첫 곡은 '딜리셔스'다. 펑키한 팝 장르로, 작곡가 '스윗튠'과 '신 알렉산더'가 합작해 만든 곡이다. 스윗튠은 인피니트 '맨 인 러브', '추격자' 등을 만든 히트 작곡가다. '신 알렉산더'는 동방신기의 '넌 나의 노래', 샤이니 '아미고' 등을 만든 실력파다.
 
목표는 소박하다. 우현과 키는 "친구와 유닛을 만들었다. 음악적 역량을 펼치는데 의의를 두고 있다"면서 "각자의 그룹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것들이 있다. 이번 활동을 통해 또 다른 매력을 드러내고 싶다"고 전했다.
 
지난 10일, 우현과 키가 만났다. '투하트'의 첫 쇼케이스를 마친 후, 따로 시간을 냈다. '네이버 스타캐스트' 독자들에게 '딜리셔스' 탄생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하기 위해 모인 것. 또, '투하트'가 만들어진 계기와 곡 작업 에피소드 등 알려지지 않은 것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키 : 라디오 일일 DJ를 하던 때였어. 넌 '인피니트'로 데뷔한 신인이었지. 그 때 퀴즈 상품이 내 연락처를 알려주는 거였잖아. 니가 문제를 맞췄고…. 그 때부터 절친이 됐지. 늘 뭔가를 같이하고 싶다고 생각은 했어. 화보 촬영 같은거. 근데 그룹 결성을 하게 될 줄은 몰랐어.

 
우현 : 맞아, 처음에는 작은 상상이었지. 대표님과 함께 식사하던 날 기억하지. 널 만나 이후로 칭찬을 많이 하셨어. 그 때 우리가 뭔가 함께 하고 싶다고 이야기 했잖아. 금새 우리 의견을 파악하시더니, 조금만 기다려보라고 하는거야. 그러더니 일이 이렇게까지 커진거지. (웃음)

▶ 우현 : 준비기간만 거의 1년정도 걸렸지? 음악적으로 심혈을 기울이다보니 시간도 많이 들었던 것 같아. 타이틀 곡 샘플을 듣고, 콘셉트를 정하기 시작한 게 벌써 작년 여름이다.

키 : 그래 맞아. 넌 월드투어 중이었고, 난 뮤지컬 등 개인활동이 있었고. 그래서 일부러 시간을 넉넉하게 잡았는데. 앨범이 완성되기까지 거의 1년 가까이 걸렸네. 난 아무리 바쁘더라도 앨범 퀄리티는 놓치기 싫었거든. 그래서 더 오래 작업했던 것 같아. 아무래도 처음 선보이는 유닛이니깐 웰메이드에 대한 바람이 컸어.

 

 

 

▶ 우현 : '투하트' 앨범을 준비하면서 어땠어? 난 한계를 넘어 선 기분이었어. 여러가지 스타일로 노래를 불러볼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아. 좋은 효과가 있었던 거지. 넌 어땠어?  

 
키 :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긍정적인 언발란스인 것 같아. 다른 팀 멤버가 만나 좋은 합을 이루었다고 할까. 안어울릴 것 같은데 어울리는 그런 느낌 말이야. 샘플 곡을 들었을 때는 어울릴까 생각했는데…. 막상 불러보니 어울리는 거야. 우리가 보컬색이 정말 다르잖아. 그런데 묘하게 잘 어울리는 곡들이 있었고, 이번 앨범에 제대로 잘 실린 것 같아.
 
▶ 키 : 같이 작업해보니, 니가 달라 보이더라. 이런 칭찬은 해본 적이 없는데, 니가 음악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걸 알았어. 난 작은 부분은 종종 놓칠 때가 있거든. 그런데 넌 니 목소리의 장단점을 확실하게 알고 있어서, 녹음 시간이 길지 않아도 완벽하게 녹음하는 거 같아.

우현 : 사실은 난 녹음 전에 여러 개의 버전을 준비했어. 기교나, 애드립을 조금씩 변형해서 짜기도 하고 말야. 그 중 제일 좋은 걸 골라 쓰는거지. 그런데 난, 오히려 니가 더 부럽던데? 모든 장르가 어울리더라. 특히 랩 부분에서 놀랐어. 샤이니 활동때 종종 랩을 하는 것도 봤지만, 랩을 이렇게 잘하는지는 처음 알았거든. 곡과 어울리게 랩을 만들고, 소화하는 능력이 있더라.

 

 

 

▶ 키 : 이번에 정말 다양한 작곡가들과 작업했잖아.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싶었어. 다양한 곡을 넣고 싶었거든. 그래서 최대한 많은 곡들을 추천해달라고 부탁했는데, 괜찮았어? 
  
우현 : 굉장히 여러 스태프들과 곡 작업을 했잖아. 샘플곡만 해도 엄청 많이 들었지. 사실 '투하트'는 이제 처음이잖아. 딱 정해진 색도 없고. 그래서 우리가 하고 싶은 게 어떤 음악인지, 어떤 장르인지 의논을 많이 했지. 많은 곡을 들으면 골랐는데, 난 만족스러워.

▶ 우현 : 앨범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난 우리의 개성을 살리면서, 느낌을 비슷하게 맞추는 데 중점을 뒀거든. 의상으로 따지면, 똑같이 수트를 입었지만 무늬가 다른 것처럼 말이야. 
 
키 : 니 말이 맞아. 두명의 조화를 중시했지. 노래를 보면 떼창이 거의 없잖아. 각자 파트가 확실히 나눠져 있고 말이야. 전체적인 조화에 신경을 썼어. 둘이서 굳이 합치려고 하지 않은거 같아. 다른 개성을 살리지만 조화로울 수 있도록.

 

 

 

▶ 키 : 그러고보니 타이틀곡 '딜리셔스' 이야기를 안할 수가 없네. 곡 소개 좀 해줘. 


우현 : 우리 둘의 매력을 가장 잘 표현한 곡이지. 한 여자를 두고, 두 남자가 개구지게 싸우는 내용이잖아. 샘플을 듣자마자, 확 와닿더라고. 굉장히 마음에 들었어. 가사도 유쾌하고, 어떤 무대를 해야할 지 눈에 그려지더라. 좋은 콘셉트, 안무가 나올 수 있다는 느낌이 왔어.

▶ 우현 : 너도 '딜리셔스'가 타이틀 곡으로 마음에 들었어?
 
키 : 난 '딜리셔스' 말고 다른 곡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 그런데 주변 관계자 분들이 '딜리셔스'를 많이 추천하시더라고.  그런데 계속 듣다보니까 왜 그런지 이해가 가는거야. 이 노래야말로 너와 내가 즐길 수 있는 곡인 것 같더라. 그래서 이견없이 밀어붙였지. 원래 우리가 펑키한 음악을 좋아하잖아. '딜리셔스'가 팝과 펑크가 잘 어우러져서 좋았어. 

 

 

 

▶ 키 : 이번 앨범 중에 '딜리셔스' 말고 좋아하는 곡 있어? 난 4번 트랙 '유어 마이 레이디'가 좋더라. '투하트'가 아니면 할 수 없는 곡 같았거든. 처음 들었을 때부터 애착이 갔어.
 
우현 : 너 좀 섹시한 노래를 좋아하는구나? (웃음) 난 6번트랙 '출발'이 좋아. '어떤날' 선배님들의 노래를 리메이크 한 곡이잖아. 난 감수성이 1980~1990년대 인 것 같아. 이 시기의 노래가 굉장히 마음에 들더라고. 편안하고, 들으면서 쉴 수 있는 음악이 좋거든. 아, 5번 트랙 '텔 미 와이'도 추천. 감성적이고, 우리 둘의 보컬 색이 잘 나타나서 좋았던 것 같아.

▶ 우현 : 앨범에 총 6곡이 실렸지? 1번 인트로를 시작으로, 2번 '딜리셔스', 3번 '미로', 4번 '유어 마이 레이디', 5번 '텔 미 와이', 6번 '출발'까지 말이야. 어떤 의미인지 말해줘. 
 
키 : 1, 2, 3번 트랙은 팬들의 예상에 응하는거였어. 경쾌하면서도 신나는 음악이 주로 담겼지. 대신 4번과 5번은 그동안 샤이니, 인피니트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섹시하고 남성적인 느낌을 살린 곡을 담았어. 마지막 6번은 리메이크 곡이잖아. 이걸로 인해 의외의 모습이 연출되는 거지. 담백한 마무리 말이야. 밸런스가 딱 맞았어.

 

 

 

▶ 키 : 쇼케이스가 끝났어. 이제부터 본격적인 방송 무대를 할텐데. 떨리지 않아? 난 솔직히 우리 둘이 하는 거에 대한 부담감은 없거든. 그런데 우리 의견을 많이 반영한 앨범이라 혹시나 안 좋게 보시는 분들이 있을까봐, 그 부분이 걱정은 돼. 아무래도 책임감이 들어. 넌?
 
우현 : 솔직히 처음에는 부담감은 없었어. 친구끼리 한다는 의미가 컸으니까. 그런데 자꾸 '샤이니', '인피니트' 조합이라면서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시니 일이 커지는 느낌이 들었어. 그러면서 부담도 커졌지. 지금은 많이 떨리기도 하는데 반대로 기대도 많이 돼.

▶ 우현 : 마지막으로 '투하트' 활동 목표를 말해볼까. 난 친구와 함께 음악을 한다는 거 자체가 목표야. 크게 보자면 앞으로도 계속해서 '투하트' 앨범이 나올 수 있게 하는 게 바람이고. 너와 음악을 하는 거 자체가 행복한 일이고,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 같아.

키 : 나는 이 앨범을 만들면서 늘 생각한 게 있어. 곡 자체 보다도, 우리가 이런 유닛으로 나온다는 게 잘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말이야. 전혀 다른 팀에 속한 멤버지만, '이런 유닛그룹도 만들어질 수가 있구나'라는 걸 알렸으면 좋겠어. 이게 내가 '투하트'를 하는 궁극적 목표야.
 
글 = 나지연•김혜원기자(Dispatch)
사진 = 송효진기자(Dispatch)

+ Recent posts